8월 2일 주일 아침
주일 교회에 가기위해 세면장에서 머리를 감고 있었다.
아내가 방에서 옷을 갈아입다 화장실로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7:00 양수가 터졌다.(아직 출산일이 2주나 남았는데)
진료받는 산부인과로 전화를 했다. 상황을 진지하게 이야기 했다.
빨리 병원으로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7:30 아침식사(왠? 아침식사..? 아내가 출산할때 힘을 비축해야한다며 추어탕에 밥을 말아먹는다.
나는 도저히 긴장이 되서 밥이 넘어가질 않는다. 그냥 버렸는데 아내는 한그릇 뚝딱먹는다)
8:30 대신동에 병원도착. 첫번째 내진(아직 내진을 한적이 없다. 출산 한주전에 내진 계획중이었다)
많이 아파한다. 제대로 자세를 취하지 못할 만큼 아파한다.
9:00 당직의사 도착. 진통이 시작되었다. 양수는 2시간 전에 터졌는데 진통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화장실에서 XXXX 했다.
9:10 당직의사 내진. 유경이가 운다. 아파서. 많이 아파한다. 아주 많이.
엉덩이에 힘을 빼고 밑을 편안하게 해야한다. 입으로 소리를 내고 아래에 힘을 풀어야한다.(간호사가 계속 외쳐댄다)
9:25 유경이 관장. 10분을 참아야한다.(XX 제거), 참는걸 힘들어 한다. 유경이. 그래도 잘 할 수 있다.
9:32 7분을 참았다. 장하다.
9:50 아기의 심장소리를 기계를 통해 계속 듣고 있다.
간호사가 비급여 대상 서류를 가지고 왔다. 몇가지 싸인을 했다.
청력검사+대사검사 = 110,000 (X)
영양제는 신청을 했다.(40,000)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서 여러가지를 물어봤다.
10:00 5분마다 진통이 온다. 애기 심장박동소리가 계속 들린다.
10:30 -------------------------------------------------(생략)
그 와중에도 아내가 부끄러워한다. 그래도 고통을 참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10:50 다시 내진. 이제 진통이 3분마다 온다. 손을 뒤틀면서 몸을 제대로 누워있지 못한다.
11:06 의사진료. 많이 아프냐고 묻는다. 당연한걸 묻다니...
11:31 3분 간격으로 진통이 계속된다. 무통주사를 맞고 있다. 양쪽다리가 저리듯 아프다고 한다.
11:35 간호사가 혈압을 젠다. 무통 때문에 다리가 저리다고 한다.
덜 아파야하는데 계속 아프다.
11:48 진통 3시간째 입구가 1/2 정도 열렸다고 한다.
바다에게 빨리 나오라고 이야기했다.
12:00 분만이 시작되었다. 아내의 머리 맡에서 머리를 받쳐주었다. 얼굴에 몸에 힘을 주면 안된다.
엉덩이에 아랫배에 힘을 줘야한다. 아내는 잘하고 있다.
12:10 이제 수술술에 들어갔다. 나는 밖에서 기다려야한다. 마지막 분만이 시작되었다.
아내는 아내의 힘으로 잘 해낼 것이다.
안에서 간호사의 호흡조절소리가 들린다.
12:13 나오고 있다는 간호사의 응원소리가 들린다.
12:17 나도 옷을 입었다.(수술복) 조금 있다가 나도 들어오라고 부른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주해졌다.
하나님.....
그리고 들어간다. 아내의 머리맡에서 목을 받혀준다.
바다의 머리가 서서히 보인다. 이럴수가
눈물이 난다.
머리부터 천천히
엄마의 마지막힘에 바다가 쑥~ 나온다
그리고 나는 아빠, 유경이는 엄마
복된 주일 우리는 큰 복을 받았다.
12:30 눈도 못뜨는 바다가 신생아실 유리건너편에서 울고 있다.
간호사의 손이 분주하다. 콧속, 입속에서 물을 빼고
담요로 아기를 싸고 청진기로 아기의 심장소리를 듣는다.
3.5kg
신기하다. 물속에서 숨쉬다 바깥 세상에 나왔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게
숨을 쉰다.
실시간으로 나의 플래너에 메모를 했다.
아내가 아파하는 3시간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
손을 잡아 주었지만 손을 계속 뒤튼다.
볼을 부비며 힘내라고 귀에다 이야기했지만 (출산후 내 이야기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고통을 덜어 주지는 못했다.
남편은 그냥 서 있어야 했다.
그리고 기도한다.
'하나님 아기가 빨리 나오게 해주세요.
조금 덜 아프게 아기가 태어나게 해주세요.'
라고 밖에....
순간 순간 적다보니
짧게 짧게 적을 수 밖에 없었다.
아내의 산통을 동영상으로 녹화까지 했다.
아기가 커서 엄마의 은혜를 알 수 있도록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