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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만난 3명의 청소년 이야기
    잡생각 2010. 10. 13. 23:27

    이야기 1. 

    중학생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의 도중, 기부천사 김장훈씨의 이야기를 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울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토인 독도를 일본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자기돈으로 미국의 유명 일간지에 광고도 했다.' 라고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의 반응???? 80억 기부한 내용은 공감을 하는 듯 한데.... 독도 이야기에선 반응이....... 그러고 질문을 한다. 

    독도가 정말 우리땅이예요? 일본도 자기 땅이라는 근거가 있잖아요!?? 

    허걱 음....... 이걸 애국심으로 호소하듯 답 해야할지 아니면 정확한 근거자료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해명해야할지 ......머릿속이 순간 혼란 @@ $%(&*^&^#*

    시간이 부족해 더이상 설득은 힘들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며 두서없는 생각....을 해본다. 학교에선 독도가 우리땅이란걸 어떻게 가르치나? 일본에선 거짓도 그리 열심히 가르치는데... 아이들은 국가관과 애국심을 어떻게 배우나???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이런 아이들에게 비전을 발견하도록 가르치고 삶의 큰 의미가 어디 있는지 찾도록 도와주면 오직 자기만을 위해서 살텐데, 도덕심도 양심도 없이 봉사도 자기만족을 위해서 하는 얄팍한 기회주의자가 되지 않을까? 일제시대를 이야기하고 한국전쟁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선조들의 피와 눈물 위에 빚진 삶을 우리가 살고 있기에 우리 또한 우리 후손에게 그 빚을 갚으며 살아야한다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니 믿자 이 아이들도 조금더 시야가 열리면 분명 지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될꺼야. 분명히, 그리고 그 일에 나도 한몫을 해야지...!!!


    이야기 2.

    지하철 내려가는 입구

    입구 낮은 난간에 6명의 남여 고딩들이 앉아있다. 일단 포스가 느껴지는 아이들은 아니었다.  괜히 의식안하는 척 하며 '난 너희보다 나이도 많고 어른이고 .... 생각하며 또 한놈 시비 걸기만 해봐라 내가 얼마나 강한지 한놈 잡아서 본보기로 보여주리라'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환자같은 무의식 반응을 하며 내려 지하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한 학생이 담배에 불을 붙힌다. 옆친구는 분명 교복을 입었는데 이친구는 담배를 입게 물고 불을 붙힌다. 고등학생이 분명한데.....아닌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 또 몇가지 생각을 한다. 거기에 나는 뭔가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몇 줄의 뻔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모두가 그렇듯 무서운 10대라는 생각에 그냥 가는 길을 간다.

    무서운 10대, 정말 무섭기만 할까? 그럼 대화는 더 이상 없는 걸까? 이렇게 모른척 지나치는 것이 맞는 걸까? 아~ 방금 나는 아이들에게 고상하게 '진정한 성공'에 대한 강의를 하고 왔는데, 지금 눈앞에 보이는 이 아이들에게 단 한마디를 못건네는 앎이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강연자로 느껴진다.


    이야기 3.

    버스를 내려 집으로 가는 길, 왼쪽은 텃밭들이 여렷 큰 이랑을 중심으로 모여 있고 오른쪽은 이제 도로를 깨끗이 닦아 넓은 4차선 도로가 나있다. 그 사이 인도를 걸어 매일 집으로 올라간다. 주황빛 가로등 밑으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둘이 내 앞에 걸어간다.  둘의 대화가 아주 선명하게 들린다. 여학생이 추궁하듯 그리고 의심하듯 묻고 남학생은 거칠게 대답을 한다. 무슨 얘길 이 늦은밤(10시30분) 조용한 길가에서 큰소리로 이야길 하지?

    여 : '너 양주 한컵 마시며 바로 가는거 아냐?'

    남 : 양주 한컵 먹고 누가 가냐?

    여 :  넌 그렇것 같은데?

    남 : 참, 말도 안되는 소리, 양주 한컵 먹고 간적은 없어~

    술 얘기구나!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르지만, 그 아이가 술을 마시는지 아닌지도 모르지만 그냥 여학생의 말에 강하게 자신의 술에대한 강함을 어필한다. 여자는 심심해서 묻고 남자는 영웅심리가 발발하고 더 강하게 보이기 위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대화의 내용은 술이다.

    술을 마셔도 된다 말아야 된다는 별로 그리 대단한 이야기꺼리는 되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우리네 아이들의 대화의 주제가 이런 이야기 말고는 할꺼리가 없다는 것이다. 학교와 학원은 성적 이야기로 아이들의 주리를 틀게한다. 게임과 연예인 이야기는 밤이 세도록 해도 재미가 있다. 하지만 그 허무함은 말도 못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 꺼리를 던져주고 있나? 아이들이 가슴에 품고 생각할 만하고 이야기, 미래를 생각하고 가치를 생각하고 미를 사색하고 철학을 이야기(지금 생각에는 말도 안되는) 할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줄 수는 없는 건가? 분명 아이들의 내면에는 그것에 대한 갈증이 분명 있는데.... 

    꼭 해야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시대를 품고 우주를 논할 줄 알고 전혀 모르는 이의 아픔에도 눈물 흘릴 줄 아는 그런 아이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되면 어떨까? 

    내가 오늘 만난 아이들은 특별한 아이들도 아니고 지금의 평범한 아이들이다. 오늘 특별히 내 가슴에 들어와서 한번더 생각을 하게 하고 글을 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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