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느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한규(송강호)가 공작원 그림자를 죽인뒤 쓰러져있던 지원(강동원)이 피를 흘리며 뱉은 대사이다.
TV를 통해 이영화를 2번을 봤다. 아직도 남북이 분단된 긴장의 땅, 한반도. 전혀 대화로는 문제가 풀리않을 것 같은 한민족. 그리고 난파된 간첩과 그 뒤를 쫓는 국정원.
긴장감이 영화 초반에 흐른다. 결코 타협이나 화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오직 긴장으로 자신의 임무, 사살하고 재압하는 무력외에는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난파 간첩인 지원은 동료의 배신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고 국정원 대태러 팀장 한규도 작전실패로 파면 당하게된다. 그리고 6년뒤 다시 만난 두사람. 서로의 상황을 모르고 의도적인 접근으로 적과의 동침이 시작된다.
적과의 동침.
함께 하는 이유가 서로에게서 유용한 정보를 캐내려고 동거를 하게된다. 하지만 얼마뒤 서로가 서로에게 전혀 쓸모없는 존재란 걸 알게된다.
지원은 북한 당에서 버려진 공작원, 한규는 국정원에서 실직당한 무능한 가장. 서로가 서로의 실체를 알았을 때 먼저 한규가 지원에게 다가간다.
'요즘은 북한에서도 제사를 드린다지?!'
그 한마디에 지원은 숨겨둔 칼을 꺼내 한규를 겨눈다. 한규는 지원의 칼보다 지원의 마음을 먼저본다. 날카롭게 날을 세워 상처를 주기로 시스템화 된 이념 뒤의 지원이 아닌 북에 가족을 두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 놓을 자신의 이념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지원을 믿고 대화를 이어나간다.
'빨리 절해~, 나도 니네 엄마에게 절 한번 올리자'
구수한 한규(송광호)의 한마디....
지원의 날카로운 마음의 칼도, 대립의 이념도 한규의 말한디에 녹아져 버린다.
이념에 싸여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사람 사이에 동거하며 서로를 알아가면서 모든 것이 이해되어진다. 그리고 그 사람을 싸고 있던 거품은 사라지고 진짜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타인도 자신과 같이 가엽고 측은한 존재란 걸 알게된다.
이렇게 멋진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해 아쉽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특히 남과 북의 이념의 차이를 넘는 것 만큼 힘든게 있을까? 이 영화는 그 넘을 수 없는 만리장성을 넘어가는 길을 보여주는 좋은 영화이다. 동거, 대화 이 두가지가 서로를 이해하게끔 하는 모티브이다. 이 영화에서 뿐만이 아닐꺼다. 모든 사람이 이해(利害)관계로 만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대화가 깊어질수록 이해(利害) 보다는 서로에 대한 이해(understand)로 서로를 끌어안는다.
영화를 보면 타인의 삶이 그려진다. 그리고 내 삶을 거기에 투영해보게된다. 내 주의의 작은 의견차과 대립에도 전혀 양보와 물러섬이 없는 나 자신을 보면 오직 나로 똘똘뭉친 고집불통인것 같다. 칼보다 강한 말이 사람의 마음을 녹인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대화가 된다. 동거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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