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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깊이 빠져 본영화다.
이미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나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그리고 영화를 본 후 내내 버스안에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하고 메모를 끄적이게 한다.
- 달 떴냐?
- 안 떴어
- 구름에 가려진 건 아니고?
인간의 진아가 담겨진 달, 달에는 무한한 자기 에너지를 담고 있다. 세상을 밝혀보고자 세상에 자신의 진지함을 드러내고하는 달. 하지만 세상은 그 모습을 알아주지 않는다. 구름에 가리워 사람의 진실됨을 숨기려한다. 신분에 가려지고 권력에 가려지고 당파에 가려지고 또 자신의 그릇된 욕망과 야욕에 가려진다. 오직 가려지지 않는 건 죽음 앞에서의 사람의 진심뿐이다.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
'넌 이몽학에게 안되''왜 안되~~?''넌 꿈이 없잖아'견주는 오혈을 터트린다.
'당신 꿈에는 내가 없는 거지? 내 꿈안엔 당신이 있는데''미....미안해 백지야..''꿈에서 만나, 꿈에서 만나, 꿈에서 만나.'
이몽학은 구름을 벗어나 자신의 진정한 꿈, 시대를 바로 세우려는 꿈을 좇았지만 눈뜨면 사라지는 백일몽을 꾸었다.견자를 신분의 구름에 갖혀있는 자신의 모습에서 서서히 눈을뜬다. 그리고 이몽학에게 백일몽을 깨우는 절규의 마지막 승부가 궁에서 벌어진다.봉사, 황정학은 보이지 않지만 진정한 달을 보는 유일한 인물로 등장한다.
꿈은 사람으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욕망의 꿈, 복수의 꿈, 사랑의 꿈도 모두를 앞으로 앞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그 꿈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모두가 해피엔드를 꿈꾸기는 하지만 그 끝이 이몽학의 끝처럼 되버리는 경우도 있다.
꿈을 나타내는 표현은 Dream과 Vision 그리고 Ambision(Boys be ambision)이 있다. 모두 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언밀히 Dream과 Vision은 차이가 있다. Dream은 즐기는 꿈이다. '그렇게 되었으면.....'라고 생각하고 즐기는 꿈이다. 현실과는 아무 상관없는 허무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Vision은 사람을 한걸음 움직이게 한다. 꿈을 위해 하루 하루의 댓가를 치르며 이루어가는 사람이다. 움직이고 이루어간다는 점에서 Vision과 Ambision은 비슷하다. 하지마 결정적인 차이는 Ambision은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이몽학과 같이 백성을외면하고 피를 뿌려서라도 그 꿈을 이루려는 것이다. Vision은 변하지 않는 원칙에 따라 꿈을 향해 움직이고 사람을 살린다. Boys be Ambision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을 끓게 했지만, 그 야망은 아랍권에 칼을 겨누고 다시는 그 땅을 밟지 못할 만큼의 큰 상처를 안겼다.
이몽학과 황정학의 마지막 대사가 떠오른다.'우리가 같이 살자고 꾼꿈이...이 길 아니오?''아...아니여...아니여....이건 다 같이 죽는 꿈이여.....''난 이 꿈을 깨고 싶지 않소..'
나는 오늘 책상에 앉아 Dream을 꿈꾸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나의 꿈을 세상과 환경을 탓하며 일장춘몽으로 소일하고 있는지, Ambision을 꿈꾸며 나의 꿈을 방해하는 자는 모두 밟고 일어서고 그 어떤 방법으로도 나의 꿈만 이루겠다는 이몽학의 꿈을 꾸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