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아기와 아침독서
    카테고리 없음 2010. 10. 6. 23:29
    아침독서시간, 호모 쿵푸스(Homo Kungfus)에서 공부의 방법중 고전을 소리내어 낭독하는 것이 온몸으로 공부하는 방법이라고 해서 아침에 실천을 했다. 아기와 함께 책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물론 우리 아기와 함께 소리내어 읽는 것은 아니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해서 내가 큰소리로 낭독했다. 이미 우리 아기는 아빠가 읽어주는 중국 선현의 덕과 삶의 지혜가 담긴 맹자와 엄마가 읽어주는 사람의 존재론와 우주의 질서를 담은 성경을 귀로 듣고 자랐기 때문에 Listening Learning에는 이미 도가 텄으리라 믿는다.(우리아기 만14개월 ㅋㅋ 부모의 무모한 믿음^^ )
    우야튼 오늘 아침 아기를 앞에 두고 열심히 책을 낭독한다. 책 제목은 에스겔. 약30분 정도 읽어주었다. 아기가 이리저리 나를 피하는 건지 책을 피하는 건지 한자리에 앉아 있지를 않는다.(뭐 당연한 사실) 나도 뒤지지 않는 독서 교육 근성의 아빠이다. 계속 쫓아다니며 끊지 않고 읽어준다. 그러다가 거실 책꽃이 앞에 멈춰 앉아서 책꽃이 앞 장난감 바구니를 이지저리 뒤지기 시작한다. 나도 옆에 쭈구리고 앉아 계속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이제는 아기가 자기 책을 뒤지기 시작한다. 한권을 다 읽었는지 다른 책을 꺼내든다. 이리저리 돌려보고 넘겨보고 두들겨보고 책을 가지고 논다. 또 다시 다른 책을 집어든다. 잠시 호흡을 멈추고 아기를 쳐다보니 아기도 하던 책놀이를 멈추고 나를 쳐다본다. 눈이 마주치기전 나는 잽싸게 다시 책을 소리내어 읽는다. 혹 아기가 책에서 다른 곳으로 집중력이 달아날까봐 틈을 주지 않았다.
    다시 읽기 시작하자 아기의 책놀이도 다시 시작한다. 그러기를 30분, 읽어야할 분량을 채우고 내가 책을 덮으니 아기도 책을 내려 놓는다. 내려 놓기 보다는 휙~ 집어던진다. ㅋㅋ
    샤워를 마치고 나온 아내가 이 광경을 몇분째 지켜보고 있었다. 환한 얼굴로 '채은이가 조용히 책보네요~~' 아내가 말한다.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삶을 공부하자가 우리 교육 철학인데 아기가 조그마한 가능성의 모습을 보이자 우리 부부가 감탄을 한것이다. 부모의 말이 아니라 부모의 행동과 뒷모습을 보며 자라는 아이에게 부모로써 더 성숙한 학습의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오늘 다시금 하게 된다.
    <책을 뒤집어 보는 우리 아기, 채은이 만14개월>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공부라고 했다. 학교를 떠나면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있는 여기가 모든 공부의 장소가 되는 것이다. 성적을 향하여, 성장을 향하서 달려야하는 외적인 공부에서 벗어나 나를 채우고 나를 진국으로 만들어 진아(眞我)를 찾아가는 공부, 나는 그 공부가 하고 싶다.
    나의 말과 나의 글과 나의 강의와 그리고 나의 삶의 한절이라도 누군가에게 변화를 주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도록 돕는 그런 사람이 되길 원한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나의 내면과 숙성되지 않는 삶의 그림자들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부끄러움만 느껴지지만 나의 무지가 드러날수록 채움에 대한 갈증이 더욱 가속화 된다. 그래서 더욱더 공부한다. 책을 공부하고 삶을 공부하고 의미를 공부하는 공부의 삶.
    아직도 시간은 있다. 나의 10년을 다시금 공부에 투자한다. 나를 이기고 잠을 이기고 시간을 이겨내어 진국의 모습으로 나를 푹~ 고아낼 것이다. 누군가에게 깊은 맛과 든든한 영양의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

    호모 쿵푸스(Homo Kungfus)란 공부를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하는 '공부의 달인'이다. 마치 쿵푸(功夫)를 하듯이, 앎에 대한 열정으로 몸을 단련하고 일상을 바꿔 나가는 존재다. 인생의 모든 순간을 학습하는 호모 쿵푸스에게는 존재 자체가 곧 공부다.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이것이 그의 존재론이며
    "공부해서 남 주자". 이것이 그의 실천론이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중-고미숙]
Designed by Tistory.